기차를 좋아하느냐고 묻는 사람이 (물론 없겠지만) 있었다면, 당신은 냉장고를 좋아하시냐고 되물었을 겁니다.

첫눈에 반한 사랑을 믿지 않는 나에게, 호감은 기억에 크게 의존합니다.

때문에 3시간 정도 정차한 벨라루시의 멘스크 역의 모습은, 나에겐 그저 여행의 한 페이지 인 것 같습니다.

붕어빵 만큼 그립지도, 페퍼민트처럼 아련하지도 않거든요.

오늘도 서로에게 기대어 있는 판자집.

낯선 동양인을 경계하는 꽃과 나비.

한낮의 햇살에 취한 고양이.

이 모든 것을 녹즙기에 넣고 2시간 23분간 갈아낸 다음, 500cc 컵에 담아내어 잘 저어서 단번에 들이 마시면, 벨라루시에 대한 제 기억은 이렇게 대답할 겁니다.

“설탕이라도 넣지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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