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은 언제나 정확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사실의 존재 부정이 아니라, 사실의 부재 증거입니다.

이 말은 결코 둘째 딸의 이름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자신에 대한 변명은 아닙니다.

오히려 용케도 러시아 부인의 폴란드 혼혈 둘째 딸의 이름을 기억하고 있다는 자랑에 대한 겸손 반작용입니다.

아들인줄로 착각했던 ‘단야’는 러시아 말을 썩 잘하진 못합니다.

그렇다고 폴란드어를 썩 잘하는지는 확인할 길이 없었죠.

다섯 살이 할 수 있는 말을 하고, 할 수 없는 말을 못하는 정도였을 겁니다.

어쨌든 이 여행의 첫 번째 기억이자, 첫 번째 친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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